본문 : “또 내가 보니 거기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목 베임을 받은 자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년 동안 왕 노릇 하니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 이는 첫째 부활이라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년 동안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 하리라.” (요한계시록20:4-6)
본문에는 첫째 부활자들에 대한 범위와 그들이 받을 축복에 대하여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종말론을 해석하는 일에 있어서 부활에 관한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종말론의 결론이 이 부활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첫째 부활에 관한 문제는 부활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기 때문에 오늘 본문에 대한 설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첫째 부활이 무엇이냐? 부활은 첫째 부활 외 또 어떤 종류의 부활이 있는가? 부활을 말할 때 사용되는 ‘마지막 부활’ ‘둘째 부활’ ‘그 나머지부활’ 등 다양한 모양의 부활은 첫째 부활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한 성경적 분명한 해답을 얻지 못하면 부활 문제가 혼선을 빚게 되며 이로 인하여 종말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첫째 부활은 너무나도 평이(平易)한 문장으로 누구나 알기 쉽고 이해할 수 있는 문체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 문제가 그토록 어려운 문제로 까다롭게 되었는가 하면 각 교파의 신학적인 문제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같은 신학의 모순된 장벽을 깨고 성경적인 올바른 부활이 무엇인가를 캐내어 바른 부활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1. 신학의 오류에서 나온 두 가지 모순
신학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일은 어떤 성경적 문제에 대한 일방적 결론입니다. 결론은 재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론을 내린 후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가령 부활에 관해서 첫째 부활은 믿는 자들의 모든 부활이요 둘째 부활은 불신자들의 부활이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성경에 이와 상반된 부활의 기사가 나왔을 때, 이미 결론을 내린 기존의 신학적 입장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많은 모순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천년기 설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령 무 천년설을 주장하는 신학은 그들의 부활관이 무 천년설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렇게 해석하면 당장에 무 천년설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4절에 나오는 말씀을 보면 첫째 부활자들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천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한다’고 밝혀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 천년설 자들이 이 말씀을 액면대로 받아 드리면 무 천년설이 설립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천년 동안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 하는 ‘그 기간’이 바로 천년왕국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 천년 주의자들은 부득불 첫째 부활을 영적으로 해석하여 첫째 부활은 중생을 의미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첫째 부활에 관한 말씀은 전혀 고려에 두지 않고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천년이란 기간에 대해서 ‘사탄을 무저갱에 결박한 천년’은 교회 시대를 말하고 ‘천년 동안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 하는 그 기간의 천년은 천상의 교회를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성도들이 천국에 올라가 그 곳에서 살아가는 생활이 바로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년 동안 왕 노릇하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성경을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런 비 성경적 해석이 성령의 감동이나 조명(照明)을 받은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까?
(2) 그러면 돌이켜서 아직까지 ‘역사적 전 천년설’에서 주장해 온 부활관은 어떤 것이었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사적 전 천년설’에서는 부활을 ‘첫째 부활’과 ‘둘째 부활’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첫째 부활이란 성도들의 부활이고 둘째 부활은 불신자들의 부활이라고 정립해 놓고 있습니다. 이들의 신학적인 부활관을 보면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죽은 모든 성도들이 부활한 몸으로 예수님과 함께 천국에서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지상에 있는 모든 성도들은 홀연히 변화 받아 공중에서 이들과 합세합니다.
그러면 천상이건 지상이건 부활되지 못한 성도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부활하지 못한 자들이란 지옥에 가 있는 불신자들의 영혼들과 지상에 살아가고 있는 불신자들뿐입니다. 이들에게는 별도의 부활의 시기가 있는데 천년왕국이 지나 백보좌 심판 시에 둘째 부활(심판의 부활)로 살아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해결할 수 없는 큰 신학적 문제가 생깁니다. 천년왕국에서는 누가 살아가며 천년왕국은 왜 존재하는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들은 전 천년설을 주장하면서도 그 곳에서 살아갈 백성들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하나의 편의주의적 방법을 택했습니다. 천국에서 부활한 성도들과 지상에서 변화 받은 성도들이 천년왕국에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부활한 몸이 왜 지상에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이 부활한 몸으로 왜 지상에 세워지는 천년왕국에 내려오는지 그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령한 몸으로 변화 받은 성도들이 왜 땅을 개간하며 그 열매를 먹고 살아가는 천년왕국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그런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 그것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활한 몸으로 가정은 어떻게 가지며 자녀들의 생산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유구무언입니다.
전 천년설을 주장하는 사람은 이 부활 문제로 이러 지도 못하고 저러 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려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년왕국에서 생겨난 2세들이나 그 곳에서 육신적으로 살아간 사람들은 천년이 찬 후에 흰 보좌 심판대 앞으로 어떤 몸으로 올라가는지에 대해서도 말이 없습니다. 살아서 올라간다면 또 한 번의 홀연한 변화 사건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성경적 근거가 어디 있으며 만약 죽어서 간다면 성도들도 결국 둘째 부활에 속한 불신자들의 심판의 부활에 합세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 때 부활하는 성도들은 둘째 부활자로 지옥에 가야 하는지 이에 대한 답변도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2. 성경적인 첫째 부활은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서 첫째 부활에 대한 올바른 성경적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첫째 부활에 관한 말씀은 전 성경에서 본문에만 나와 있습니다. 그러므로 첫째 부활에 대한 해답 역시 본문에서 찾지 못하면 성경에서 찾을 곳이 없습니다.
(1) 그러면 본문에서 누구를 가리켜 첫째 부활자라고 말씀해 주고 있는 것입니까? 4절과 5절에서 첫째 부활자의 범위가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또 내가 보니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년 동안 왕 노릇하니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 이는 첫째 부활이라.”
우리는 위에서 첫째 부활자를 두 구분으로 나누인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 이란 대상이 그 하나요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라고 한 이들이 첫째 부활의 두 번째 대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첫 번째 대상인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에 대해서는 순교자들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에 대해서는 생존해 있는 성도들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 둘을 잇는 ‘또’라고 하는 접속사는 둘 다 같은 첫째 부활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임을 의미해 줍니다. 그리고 ‘이는 첫째 부활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이는’이라고 한 말은 첫째 부활의 대상자를 가리킨 것인데 여기서 ‘이는’이란 대상은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과 ‘이마와 손에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을 함께 지칭한 말입니다. 우리는 ‘이마와 손에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어떻게 순교자로 볼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 다음에 나오는 ‘살아서’란 말에서 순교자들임이 분명한 것입니다.
이 ‘살아서’란 말은 원어로 에제산(ἔζησαν)으로 ‘살아나서’란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로 죽은 자 가운데서의 부활을 의미합니다. 일본어 성경에는 ‘살아 돌아와서’로 번역되었고 지금 새로 번역되고 있는 모든 성경에는 ‘살아나서’로 나와 있습니다. 영어 성경에도 거의 모두 ‘살아 돌아와서’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아직 부활한 상태로 나타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혼’의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계속해서 말씀해 주고 있는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라고 한 첫째 부활의 대상자들도 아직 부활한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둘을 묶어서 ‘살아서’라고 했습니다. 영혼들만 살아난 것도 아니요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만 살아난 것도 아닙니다. 이 둘이 함께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며 이 사건이 곧 첫째 부활이라고 말씀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마와 손에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란 누구며 왜 ‘목 베임을 받은 자들의 영혼들’로 나오는 순교자들과 구분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 문제는 계6:11절에서 쉽게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제단 아래에서 큰 소리로 하나님께 부르짖는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저희의 가진 증거를 인하여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라고 말씀해 줍니다. 이들이 첫 번째 언급해 주신 순교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님께 외치기를 ‘우리 피를 신원하여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나이까’하는 간구에 하나님의 응답이 11절에서 이처럼 나옵니다. ‘각각 저희에게 흰 두루마기를 주시며 가라사대 아직 잠시 동안 쉬되 저희 동무 종들과 형제들도 자기처럼 죽임을 받아 그 수가 차기까지 하라.’
하나님께 간구한 순교자 외에 다른 또 한 종류의 순교자가 있어야 순교자들의 피값을 신원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다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들 순교자는 요한계시록 11장에서 순교하는 두 증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요한은 계20:4절에서 두 종류의 순교자를 보았으며 그들이 첫째 부활자로 살아나서 천년왕국에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하는 축복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계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계20:5절에 나오는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고 하신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불신자들인 것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첫째 부활에 참여할 수 없었던 모든 성도들의 부활의 시기를 가리킨 것입니다. 성도들은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부활한 몸으로 예수님과 함께 오지 아니합니다. 그들은 천국에서 천년왕국이 지나기까지 안식하고 있다가 천년왕국이 지나고 흰 보좌 심판 시에 생명의 부활로 다시 살아나 영원한 영광의 나라를 상속받게 될 것입니다.
결론 :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고 했습니다. 천년왕국에는 많은 백성들이 살아갑니다.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성도들이 그 곳에서 천년 동안 살아갑니다. 또 그들이 천년간 생산할 후손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입니다. 그 곳에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왕 노릇할 특별한 성도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들이 첫째 부활자인 순교자들인 것입니다. 순교자들의 영광이 이처럼 크다는 사실을 알고 주를 위해 가장 영광스러운 순교의 자리에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